기후위기 시대, 파괴되는 새만금 갯벌 보전과 복원을 위해 창조주 하느님의 자녀들이 현지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아빠스)와 천주교창조보전연대는 6일 전북 부안군 해창갯벌에서 ‘새만금 갯벌 복원 기원 미사’를 거행했다. 아울러 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매립 위기에 처한 새만금 최후의 갯벌이자 연안습지인 수라갯벌을 탐방했다.
해창갯벌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통해 무려 267만 평(약 884만㎢)이 ‘농업 용지’로 매립된 곳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8월 파행적으로 진행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 부지로 쓰였다. 강풍으로 궂은 날씨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직자·수도자·평신도와 환경 활동가 등 300여 명은 이날 한마음으로 새만금 갯벌 복원과 해수 유통을 기도했다.
생태환경위원회 총무이자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상임대표인 양기석(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처음 농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시작한 공사도 실은 새만금 잼버리를 위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제 마지막 갯벌에까지 필요없는 공항이 세워질 계획”이라며 “새만금이 이익을 추구하는 돈 있는 권력자들이 개발을 외치며 달려드는 땅이 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많은 신앙인과 시민들이 새만금 갯벌에 관해 관심을 두고 연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미사에 앞서 유일하게 매립되지 않고 남은 해창갯벌 일부(백련리 1024-7)에 인간의 개발로 억울하게 죽은 해양생물의 넋을 기리는 장승을 세웠다. 종교계를 비롯한 전국 시민·환경단체들은 2000년대 초부터 갯벌을 지키자는 염원을 담아 이곳에 장승을 세워왔다. 앞서 2003년 문규현(전주교구) 신부를 비롯한 4대 종단 종교인들은 해창갯벌에서 출발 해 서울 청와대까지 300㎞를 삼보일배하며 새만금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수라갯벌은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를 비롯해 정부가 지정한 50종 이상의 멸종위기 보호종 등 수많은 생명이 사는 곳이다.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고창갯벌과 같은 생태권역을 이뤄 보존가치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