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속이냐 멸절이냐 갈림길에 있어”
[인터뷰]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탄소중립 2050년 법제화?…절박함이 없다”
“기후위기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소비지향적인 인류 삶의 방식이 초래한 결과물입니다.”
‘2040년 탄소중립 선언’을 이끈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과도한 탄소 발생으로 인해 생긴 지구온난화를 막고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수원교구의 노력을 천명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기도 한 이 주교를 지난 8일 천주교 수원교구청에서 만났다.
―수원교구의 탄소중립 목표 연도가 교황청과 유엔에 견줘 10년 정도 빠르다.
“지난해 6월 교황청이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했다. 이는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낸 ‘지구 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해야 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지구의 기후위기를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특별보고서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올해 IPCC는 빨리 탄소발생을 줄이지 않으면 2040년 이내에 지구 평균기온이 1.5˚C를 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더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목표를 2040년으로 잡았다.”
―정부와 국회도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통과시켰다.
“2050년에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것인데 안이한 대처다. 적당히 기다리겠다는, 절박함이 없는 법안이다. 실효성 있는 목표를 설정해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사회적 약자와 미래세대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실효성 있는 법안과 함께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국민이 동참하게 해줘야 한다.”
―과학계의 미래예측을 종교계가 적극 수용했다.
“과학이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못하지만, 과학적 산물 중 많은 것이 인류와 세상을 위해 큰 역할을 해왔다. 과학적 산물을 통해 신앙인들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하고 깨닫는데 도움을 받는다. 인류의 잘못을 바로잡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화를 위해 과학적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천주교도 기후위기, 생태계위기의 시대에 신앙의 가르침과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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